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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남자, 아파트 화단 나무들의 수난시대, 전지작업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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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파트 단지가 아침부터 아주 요란한 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일인가 창밖을 내다보니 아파트 관리인 분들이 전기톱을 가지고 아파트 화단에 심어놓은 나무들 전지작업을 하고 계셨다. 도장나무는 상고머리를 깎은 것처럼 짧게 깎고, 라일락 나무는 허리가 잘려지는 등 아파트에 가까이 심어놓은 나무들의 수난은 더욱 심하다.

 

아파트 화단에 심겨진 나무들이 전지 작업으로 수난을 당했다.
잘려버린 라일락 나무

 

나무들의 넘사벽, 인간의 넘사벽

이제 본격적인 여름으로 들어서서 장마가 끝나가는 시점이 아마도 나무 전지작업의 적기인 듯하다. 그러나 나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수난의 계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겨울을 견뎌내고 봄에 꽃을 피워 나뭇가지마다 열매를 맺어 가을의 결실을 위해 뜨거운 태양과 장마를 견디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때에, 정말 날벼락이 아닐 수 없을 것 같다. 렇듯 잔인하게 잘려버린 나무들이 그래도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또다시 잎을 피우는데, 내년 이맘때쯤 또다시 잘려 나갈 운명이란 것을 알랑가 모르겠다.

 


 

이런 나무를 바라보며 어떤 면에서는 우리네 인간사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넘사벽이 분명히 존재한다. 개인인 할 수 있는 것과 개인인 포함된 세상이 변화하는 어떤 괘를 같이할 때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개인인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슬픈 현실을 알아가는 것이 분명 나이를 들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오늘 잘려나가는 나무들을 보며 우리네 인간사에서 사회 시스템이 그어놓은 무지막지한 선을 언제쯤 훨훨 뛰어넘어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리고 혹시 기성세대인 나 자신의 편견이 내 아이들에게 무지막지하게 잘못 그은 선은 없는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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