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사는 동네는 뉴타운으로 조성되어 있어 여러 아파트 단지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래미안, 푸르지오, 롯데캐슬 등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제각각 건축기술을 뽐내며 자신의 브랜드를 달고 아파트를 지어놨다. 각각의 아파트 단지는 대단위 뉴타운에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사실상 한 동네나 다름없다.
필자는 가벼운 운동을 나설 때 최근까지는 동네 하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걷곤 했었다. 그러다 반복되는 운동길이 조금 지루해져서 뉴타운에 있는 아파트 단지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들은 각기 다른 건설사들이 지었기에 아파트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단지 내 정원의 모습과 배치가 제각각이다. 어떤 아파트는 연못이 있기도 하고 어떤 아파트는 팔각정을 그럴듯하게 지어놓은 곳도 있다. 정원의 배치와 심어놓은 꽃과 나무, 정원석 등을 비교하며 한 시간 정도 둘러보면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어제는 필자가 사는 아파트 옆 단지를 찬찬히 둘러보고 있는데 어린아이들의 시끄러운 재잘거림이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니 단지 내 초등학교였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이들의 활기찬 소리, 아마도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받는 것 같았다. 얼마 만에 들어보는 아주 기분 좋은 소리인가? 벤치에 앉아 아이들의 활기찬 소음을 기분 좋게 듣다 보니 수업 종료를 알리는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땡땡땡 학교종이 아니라 경쾌한 음악소리가 학교종 소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종소리에 맞춰 필자도 가던 산책길을 이어간다. 잘 조성된 연못에 오리도 있고, 잉어도 있고 참 좋다. 이제 한동안은 아파오는 무릎 이끌고 하는 산행은 접어두고, 동네 아파트 단지 유람으로 운동을 대신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1년 정도 아파트 단지별로 춘하추동을 둘러보고 단지별 특징과 장단점을 정리해보면, 어쩌면 한 권의 아파트 환경 관련 책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래. 이렇게 새로운 인생 아이템 하나씩 계속 찾아가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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