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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가장, 비오는 날 딸아이와 편의점 앞 맥주 마시기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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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피자 한판을 가족들과 나눠먹다가, 뭔가 부족해서 냉장고를 뒤져보니 막걸리 한 병이 있다. 그 이름도 어여쁜 '순희'라는 브랜드의 막걸리다. 지난번 마트에 갔다가 '순희'라고 쓰여진 상표 글씨가 이뻐 보여 두병을 사서 한 병은 먹고 남겨둔 것이었다.

 

편의점 파라솔 탁자위에 캔맥주와 과자가 올려져있다.
편의점 맥주

 

딸아이와 편의점으로

피자를 안주삼아 마시는 막걸리 맛이 그런대로 괜찮은 궁합이었다. 더구나 비까지 주르륵 주르륵 내려주니, 나름대로 운치도 있다. 막걸리 한 병을 다 마시고 조금 부족함을 느끼다가, 대학에 다니는 딸아이에게 부탁을 한다.

 

 

"아빠랑 편의점 파라솔 아래서 맥주 한잔만 같이 먹어주라" 딸아이의 흔쾌한 동의하에 쏟아지는 비를 우산 하나를 나눠 쓰고 편의점으로 향한다. 이 얼마 만에 딸아이와의 한 우산 속 외출이란 말인가? 필자보다 이미 한뼘은 키가 커버린 딸아이가 우산을 들고 아빠 비 맞을까 자기 한쪽 어깨를 빗발에 내어준다.

 

 

대한민국 가장 버킷리스트

편의점에 들어가서 맥주 두 캔 사고, 꼬깔콘 매운걸 안주삼아 파라솔 플라스틱 의자에 자리를 잡고 맥주캔 살짝 부딪치며 건배를 한다.

 

 

내리던 빗방울 더욱 거세져서 파라솔 안으로 치고 들어와도, 한여름 열기 식혀주는 빗방울로 오히려 즐겁게 이야기 꽃을 피운다. 이제 대학 4학년이 되는 딸아이의 진로도 같이 고민해보고, 아빠가 대학 졸업하고 취업할 때 겪었던 경험도 조금 과장해서 썰을 풀어낸다.

 

 

이런 호사가 어디 있는가? 아마도 아이들 키우면서 아이들이 스무살 넘으면, 아이들과 포장마차나 편의점 파라솔 아래서 술 한잔 하는 것도 대한민국 가장들의 버킷 리스트에 들어있으리라. 나는 오늘 버킷리스트 한 가지 클리어했다. 아 기분 좋다. 대한민국 50대 가장 이렇게 삶이 또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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